심화하는 학습격차···비대면 수업 탓?

사회 / 김혜진 기자 / 2020-08-12 19: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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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도 성남의 한 초교에서 실시간 쌍방향 수업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넥스트뉴스=김혜진 기자] 최근 코로나19로 인한 원격 수업으로 학습에 지장을 초래한다는 조사결과가 나오면서 등교 수업으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하지만 이를 비대면 수업 탓으로 돌리기보다는 우리나라 교육체계를 다시 점검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12일 교육부의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학부모의 74%가 원격수업으로는 충분한 학습이 어렵다고 답했으며 교사의 79%는 학생 간 학습격차가 커졌다고 답했다.

이에 교육부는 2학기부터는 등교 수업으로 전환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하지만 이 같은 학습격차의 가장 큰 원인은 우리 사회에 만연한 학교 불신 성향과 높은 사교육 의존도에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나 학부모의 절반이 “가정에서 원격수업을 지도할 사람이 없어 어려웠다”고 대답했다는 사실은 한국 교육이 얼마나 사교육에 의존하고 있는가를 단적으로 알려준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사교육 시장 규모는 약 21조원, 학생 1인당 32만원가량으로 1년 만에 1조5000억원이나 급증했다. 1년간 학생 수가 13만명이나 감소했다는 걸 감안하면 사교육비 부담이 위험수위에 이르렀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평균치일 뿐 실상은 더욱 암울하다. 양극화 때문이다.

사교육을 받지 않는 학생은 전체의 25%나 되지만 월 70만원 이상 사교육비를 지출하는 학생은 전년보다 오히려 2%p 늘어난 12%에 이른다.

또 월 소득 600만원 이상 가구가 200만원 이하인 가구보다 사교육비 지출이 5배 가까이 많았다.

특히 그 중 단일 과목 지출로는 영어(평균 21만원), 수학(평균 19만원)의 비중이 가장 높았다. 이는 원격수업에서 학생 간 가장 큰 학습격차를 보인 과목이기도 하다.

다시 말해 이는 높은 사교육 비중으로 상위권에 위치했던 학생들은 등교 수업과 관계없이 만족할 만한 학업성취를 보였다는 것으로 원격수업의 한계 때문에 등교 수업으로 전환한다는 교육부의 방침이 과연 옳은 것인가 하는 의문이 남는다.

이는 교사들의 답변에서도 잘 드러난다. 교사의 40%가 등교 수업이 필요하다고 답했지만 정작 학습격차 심화의 원인 중 ‘학생-교사 간 소통 한계’를 답한 비율은 11.3%에 지나지 않아 모순이라는 지적이다.

반면 ‘학생의 자기주도적 학습능력 차이’는 64.9%나 됐다. 이는 입시 위주의 교육 시스템에 익숙한 우리나라 교육의 가장 큰 문제다. 특히 교사들조차 현재의 교육 방식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에 교육계에서는 이날 정부가 내놓은 ‘교육 안전망 강화방안’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정부는 ‘자기주도적 학습능력’ 배양을 위해 학습 멘토 2000명을 모집, 멘토 1인당 초등학생 멘티 20명을 관리하는 ‘에듀테크 플랫폼’을 만들고 학습지도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고교생의 경우 일선 학교 우수 교사 500명이 중하위권 3000명을 대상으로 ‘1:1 학습 컨설팅’을 실시한다. 또 여름방학부터는 기초학력 부족 학생을 집중적으로 지도하고, 2학기부터는 보충학습이 필요하거나 희망하는 초·중·고 학생에게 ‘교과 맞춤형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이 과정을 통해 ‘자기주도학습’ 방법을 알려준다는 방침이다.

이 밖에도 AI를 활용한 맞춤형 학습 콘텐츠를 보급하기로 했다. 2학기부터 초등 1~2학년 수학, 3~6학년 영어와 국어 교육 프로그램을 중점적으로 보급할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등교 수업 후에도 코로나19 확산 여부에 따라 언제든 원격수업으로 전환할 수 있는 만큼 원격수업의 단점을 보완할 만반의 준비가 우선"이라며 "오로지 입시를 목표로 한 우리나라 교육 시스템 전반을 성찰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다만 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전교조 측은 “교육격차는 선생님을 통한 대면 교육의 부족에서 기인한 것”이라며 교원 인력 확충을 요구했다.

 

김혜진 기자 next.hjki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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