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르포] 자유연, 정의연 맞불 집회…‘일본어‘에 '욱일기’까지 동원 ‘무리수’

사회 / 김승직 기자 / 2020-07-01 19: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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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녀상 <사진=김승직 기자>

 

[넥스트뉴스=김승직 기자] 7월 1일 열린 1446회 수요집회는 정의기억연대와 자유연대의 맞불 집회 양상으로 치달았다. 양측의 온도 차는 확연히 달랐다.

집회는 소녀상 좌측(12시~1시)과 연합뉴스 앞(12시~1시) 두 곳으로 나뉘었다. 양측이 몇 미터를 사이에 두고 집회를 진행한 것이다. 

 

정의연 집회자들은 ‘친일 극우 청산’이라는 피켓을 들고 소녀상을 둘러쌌다. 대부분 20대의 젊은 청년들이었다. 경찰은 바리케이드를 치고 그들을 둘러쌌다. 

 

▲ 소녀상 주변에 둘러앉은 정의연 집회자들 <사진=김승직 기자>

 

집회가 시작되기 전 자유연은 확성기를 통해 “자유연은 소녀상을 훼손하거나 위안부 할머니를 폄훼하려는 것이 아니다”며 “자유연은 오히려 위안부 할머니를 지키려는 것”이라는 내용의 방송을 반복했다.

 

하지만 곧 조롱과 방해의 장으로 바뀌었다.

자유연 집회자와 보수 채널 유튜버들은 경찰을 둘러싸고 “불법 집회를 그만두고 나가라”고 소리쳤다.

이후 정의연 집회자가 차례로 일어나 연설을 시작했다. 수요집회를 사수하려는 이유에 관한 내용이었지만 현장 소음이 워낙 커 자세히 들리지는 않았다.

확성기를 통해 흘러나오는 자유연 시위자들의 비난이 그들의 연설을 묻었기 때문이다. 개중엔 부부젤라를 부는 사람도 있었다. 

 

▲ 자유연 집회자들이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사진=김승직 기자>


보수 채널 유튜버의 비난도 거셌다.

한 유튜버는 “헌법을 무시하는 저들은 학생이 아니라 정치꾼”이라며 “불법 집회를 보호하는 경찰은 제복을 입을 자격이 없다”고 소리쳤다.

이어 자유연 집회자들은 “저들이 소녀상을 지키는 이유는 한마디로 돈 달라는 것”이라거나 “빨갱이를 00야 한다”는 등의 비난을 쏟아냈다.

정의연 집회자들은 민중가요 ‘바위처럼’을 틀고 율동을 시작했다.

자유연은 이에 대응해 출처를 알 수 없는 댄스곡을 틀었다. 다만 간간이 ‘virus you are a fired’라는 가사를 들을 수 있었다.
 

▲ 연설을 듣는 자유연 집회자들 <사진=뉴데일리TV 캡쳐>

이후 자유연 집회자들은 단상을 세우고 소녀상을 등친 채 본격적인 연설을 시작했다.

네다섯의 연설자가 차례로 단상에 올라갔고 “소녀상을 훼손하는 것은 우리가 아니라 정의연”, “정의연은 불법 집회를 그만두고 나가라”, “윤미향은 사기꾼·도둑이며 그를 끌어내려야 한다”는 등의 주장을 폈다.

자유연 집회자들은 정의연 로고뿐만 아니라 심지어 욱일승천기가 그려진 피켓을 들고 있었다. 위안부로 일본과 비즈니스를 하는 것이 친일이라는 이유에서다. ‘위안부 앵벌이 STOP’이라고 적힌 피켓도 눈에 띄었다.
 
▲ 한 자유연 집회자가 '박근혜 사기탄핵무효' 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김승직 기자>

각자의 집회시간이 끝난 뒤에도 마찰은 끝나지 않았다.

정의연 집회자들은 소녀상 주변에 둘러앉아 독서를 했다. 자유연 집회자들은 그들을 둘러싸고 ‘불법 집회’, ‘사기꾼’, ‘친일파’, ‘빨갱이’ 등의 비난을 쏟아냈다. 경찰에 제지당하는 집회자도 나왔다.

한쪽에선 자유연 방송 차량의 경적과 부부젤라 소리가 계속됐다. 보수 채널 유튜버와 정의연을 지지하는 유튜버 사이에 다툼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날도 어김없이 ‘박근혜 대통령 사기 탄핵 무효’ 등의 피켓을 든 ‘박사모’ 회원도 모습을 드러냈다.

정의연 집회자들은 침묵으로 일관한 채 소녀상 옆에 머물렀다. 자유연 집회자들은 방송 차량이 떠난 뒤 해산했다.

기자는 해산하던 한 자유연 집회자에 인터뷰를 요청했다. 하지만 대답 대신 화를 내며 취재에 응하지 않았다.

그는 “그들이 나라를 망친다”며 분개하는 모습이었다. 또 정의연 집회자들의 얘기는 들을 필요도 없다는 태도였다. 

 

▲ 정의연 집회자들이 소녀상을 둘러싸고 독서를 하고 있다. <사진=김승직 기자>


어제 집회에서는 자유연 집회자들이 정의연 집회자를 조롱하며 일본어로 된 방송을 틀기도 했다. 또 연설하는 정의연 집회자를 보다 큰 목소리로 조롱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앞선 집회는 물론 이날도 어른들이 청년들을 윽박지르는 모양새였다. 이는 1주일 간 예정된 소녀상 지킴이 집회에서도 마찬가지 양상일 것으로 예상된다.
 

▲ 집회가 끝난 소녀상 주변의 모습 <사진=김승직 기자>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집회의 자유는 헌법상 보호를 받는 기본권이지만 이는 평화적인 의사 표현을 하는 집회에 한정된다"며 "신념이 다르다고 해서 한쪽을 일방적으로 비난하는 일에 자유를 보장해야 하는지에 의문이 든다"고 자유연의 태도를 문제삼았다.

 

이어 "자식뻘 되는 어린 학생들에게 차마 입에 담지 못할 비난을 한 건 누가 봐도 정도가 심했다"며 "특히 이해할 수 없는 건 일본어 방송과 욱일기 등장이었다. 그들의 저의가 의심스러울 정도"라고 꼬집었다.

 

김승직 기자 reporter@nex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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