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 KT&G 분식회계 혐의에도 주총안건 ‘찬성’...이유는?

경제 / 김혜민 기자 / 2020-04-07 18: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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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행 본사 <사진=기업은행>

 

[넥스트뉴스=김혜민 기자] IBK기업은행이 지난달 16일 열린 KT&G 주주총회에서 사외이사·감사 선임 안건에 찬성표를 던진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업계에서는 기업은행이 이번 KT&G 주총 안건에 반대표를 던질 것으로 내다봤다. KT&G가 지난 2011년 인도네시아의 담배회사 트리삭티 인수 과정에서 저지른 분식회계 혐의로 현재 금융감독원의 중징계 사전 통보를 받았다는 점에서 반대표를 던질 명분이 확실했기 때문이다.

특히 과거 기업은행이 KT&G 주총에서 백복인 사장 연임에 반대하고, 경영 투명성을 위한 사외이사 추가 선임을 제안한 바 있어 이번 결정이 다소 의외라는 반응이다.

앞서 2018년 KT&G 주총 당시 기업은행은 “분식회계 의혹을 받는 백 사장의 연임은 부적절하다”며 반대표를 던졌다. 또 백 사장이 인사에 개입·방해했다는 이유로 경영 투명성 강화를 위해 사외이사 증원을 요구하는 등 반대여론 조성에 힘썼다.

하지만 KT&G는 “최대주주가 정부인 기업은행이 ‘관치’를 시도하고 있다”며 거세게 반발했고. 백 사장은 결국 연임에 성공했다.

지난달 3일 금감원은 KT&G의 트리삭티 인수와 관련, 회계처리에 문제가 있다는 결론을 내리면서 의혹은 사실로 드러났다.

KT&G의 분식회계가 확실시되고 백 사장의 인사방해 의혹 심화로 경찰이 내사에 착수했음에도 기업은행이 찬성표를 던진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낙하산 논란이 있었던 윤종원 기업은행 행장이 ‘관치금융’ 이야기가 다시 나올까 봐 눈치를 본 것이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윤 행장은 지난 1월 기업은행장으로 선임됐으나 ‘낙하산 인사’라는 이유로 노조의 반대에 부딪히며 출근을 저지당하는 등 거센 퇴임 요구를 받았다.

이번 주총과 관련해 기업은행 관계자는 <넥스트뉴스>와 통화에서 “기업은행은 KT&G 측에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를 거쳐 전문성·도덕성이 모두 보장되는 인물을 후보로 올리도록 꾸준히 의견을 전달하고 있다”는 공식 입장 외엔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 “2018년 주총에서 반대표를 던진 건 반대를 위한 반대가 아닌 지배구조 전반의 문제를 제기한 것일 뿐”이라며 선을 그었다.

하지만 윤 행장은 선임 당시 정부의 기습발표에서 시작된 관치금융 논란이 아직 식지 않은 데다 KT&G의 트리삭티 인수와 관련해 이중장부가 발견된 상황에서 감사위원마저 사측이 상정한 후보에 찬성했다는 점에서 비난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김혜민 기자 reporter@nex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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