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위력 성추행 자체 신고체계 이대로 안된다

넥스트시선 / 양지욱 기자 / 2020-08-04 16:4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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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서울시장 자살 사건을 계기로 직장내 위력에 의한 성추행 문제가 사회적 현안으로 불거지고있다.

 

특히 서울시를 비롯해 많은 지자체나 공기업 등이 자체 신고부서나 담당을 모범적으로 운영해 왔다고 했지만 그 허구성이 이번 박 시장 사건에서 낱낱이 드러났다.

 

최근 성추행이 지자체 단체장 등 최고 책임자 선에서 자행되고 입막음되면서 내부 신고는 유명무실해졌기 때문이다. 

 

더욱이 여기에 대한 문제 제기는 오히려 인사상 불이익이나 집단 왕따 등 2차 가해로 돌아오는 경우가 비일비재해 내부 신고 체계 자체를 전면 개선하거나 대안을 속히 마련해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 직장갑질119 소개 문안과 그래픽

 

이와관련해 시민단체 '직장갑질119'가 지난 3일 제보 사례를 통해 회사 내 위력에 의한 성추행 실태를 공개했다.

직장갑질119는 실명이 확인된 제보들 가운데는 상사가 어깨에 손을 올리고, 뒤에서 안는 등 신체 접촉 사례가 많았으며 뒤에서 안는 것을 거부하자 이후 욕설, 트집 잡기, 외모 지적 등 괴롭힘이 있었다고도 폭로했다.

또 다른 직장인은 "회사 상사로부터 일주일에 성관계를 몇 번 하느냐는 질문을 들었으며 그 상사는 시말서 작성을 거부하자 "이런 씨×"이라고 폭언도 서슴지 않았다"고 제보한 것으로 공개됐다.

직장갑질119는 "성추행, 성희롱을 당해도 신고했다가 동료들이 묵인·방조해 따돌림이나 괴롭힘을 당할 것이 두려워 신고할 엄두를 내지 못한다"고 밝혔다.

이 단체가 공개한 사례 가운데 한 직원은 회사 내부에 성희롱을 신고했는데 이후 업무 공유를 안 해주거나 안 좋은 소문을 내는 등 괴롭힘이 당하기도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다른 직장인은 자신의 호칭을 '아가'라고 부르고, "치마가 잘 어울린다"고 말한 상사의 성희롱을 신고하자 아웃소싱 등 교묘한 방법으로 해고를 당하기도 했다고 이 단체는 전했다.

직장갑질119는 지난 7월 한 달 동안 신원이 확인된 이메일 제보 247건 가운데 성희롱, 성추행 제보가 19건으로 7.69%였다고 말했다.

이 단체는 "첫 번째 성추행을 참는 순간, 성추행의 감옥에 갇히게 된다"며 "추행(신체 접촉 행위)을 당했을 때는 112에 신고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직장갑질119는 '119 말고 112 신고 캠페인'을 진행하겠다며 "갑질 중 갑질, 폭행과 성추행. 딱 한 번만 하는 상사는 없는 만큼 회사가 아닌 경찰에 신고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직장내의 성희롱이나 성추행을 경찰에 신고할 경우 회사의 이미지와 물증 등 피해자가 감수해야할 부담이 만만치 않은 만큼 차제에 가장 신속하고 효과적이고 신고 체계의 구축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런 점에서 성희롱이나 성추행 등도 고질적인 부당노동행위로 간주해 준사법기관인 고용노동청에 신고하고 신속한 구제가 이뤄지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그동안 박시장 성추행 의혹 사건에 대해 손을 놓다시피한 여성가족부 등 관련 정부 부처는 하루속히 대안을 마련해 실추된 신뢰를 회복해야 할 것이다.   

 

양지욱 기자 yjwook618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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