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성에게 더 가혹했다

사회 / 김혜민 기자 / 2020-08-21 16: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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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업률과 고용불안정성 여성이 높아
재택근무에도 가사 노동 분담 안돼
▲코로나19로 가사 노동의 부담을 떠안거나 일자리에 위협을 받는 여성이 늘어났다 <사진=셔터스톡>

 

[넥스트뉴스=김혜민 기자] 코로나19로 경제가 위축된 가운데 여성이 남성보다 직업과 소득에서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한국노동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실직자 41만 명 중 25만 명이 여성이다. 김복순 동향분석실 전문의원은 여성 평균 경제소득은 남성보다 낮고 빈곤율은 더 높아 경제위기로 인한 소득 손실이 더 크다고 예측했다.

코로나19로 인한 타격도 여성에게 더 크다. 고객과 물리적 상호작용을 하는 항공운송·식음료·숙박·도소매업에 종사자의 55.5%가 여성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에는 해당 산업 여성 일자리 감소가 도드라졌으며 임시·일용직 여성 근로자 37만 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실직은 곧 소득 손실로 이어진다. 올해 1분기 여성 가구주 빈곤율은 전년 동기보다 1.4% 증가했으나 남성은 오히려 0.6% 떨어졌다.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근로시간 단축과 임금 삭감 등 고용불안정성이 높은 직군에 종사하는 여성이 남성보다 많다.

지난 5월 국제노동기구(이하 ILO)는 여성 근로자 중 40%가 고용불안정성이 높은 일자리에 종사하고 있으나 남성 근로자 비중은 35%에 불과하다는 조사 결과를 밝혔다.

여성 고용률 역시 감소했다. 지난 4~5월 여성 고용률은 지난해 동기 대비 평균 16%가 감소했다.

이는 곧 여성의 가사노동 시간 증가로 이어졌다. 지난 5월 독일의 칸타 도이칠란트(Kantar Deutschland)가 7677명의 여성 경제활동 인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여성의 노동 시간은 줄었으나 집안일과 돌봄 업무에 대한 부담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뉴욕타임즈가 코로나 봉쇄 이후 미국인 22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여성 응답자의 80%, 남성 응답자의 45%가 자신이 자녀 교육을 주로 담당한다고 답했으나 배우자가 자녀 교육을 전담한다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대답한 남성은 39%였으나 여성은 3%에 그쳤다.

가사노동을 완전히 또는 거의(fully or mostly) 하고 있다고 대답한 여성 응답자는 70%였다. 해당 설문에 참여한 바버라 리스먼 일리노이대 교수는 “봉쇄령은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성별 격차를 증폭시키고 있으며 여성을 노동시장에서 밀어내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한국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지난 4월 한국여성민우회는 <코로나19 이후의 세계, 여성들> 액션 중 하나로 30여 명의 여성이 개학연기·사회적 거리두기·무급휴직 등의 주제로 이야기를 나눈 오픈 채팅방 내용을 공개했다.

해당 채팅방에 참여한 여성들은 ‘자가격리 기간 가정폭력이 늘어났다는 뉴스를 접했다’, ‘아이를 돌보기 위해 휴직이나 퇴사를 고민하는 여성들을 보면 경력 단절에 대한 걱정이 든다’ 등의 이야기를 나눴다.

 

재택근무로 육아나 가사 노동 등에 어려움이 있는 여성은 어머니나 다른 여성에게 도움을 청하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 참가자는 “육아, 화상회의, 업무 전화를 해야 하는 상황에서 ‘주변 또래 엄마들이 아이를 돌봐줘 견딜 수 있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해당 액션을 담당한 한국여성민우회 활동가는 “코로나19 이후 기존에 있던 성차별이 강화된 측면이 있다”며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며 ‘가사노동은 여성의 것’이라는 인식이 크게 작용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혜민 기자 enam.her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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