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문화재 안내판 개선…내년부터 3년간 700건씩 정비

문화 / 김혜진 기자 / 2019-11-27 10: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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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운사 동불암지 마애여래좌상 문화재의 기존 안내판(왼쪽)과 신규 안내판. <사진=문화재청 제공>

 

[넥스트뉴스=김혜진 기자] #1. 고려시대에 조각한 것으로 보이는 이 불상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마애불상 중의 하나로 미륵불로 추정된다. 지상 3.3m의 높이에서 책상다리를 하고 앉아 있는 불상의 높이는 15.6m, 폭이 8.48m가 되며, 연꽃무늬를 새긴 계단 모양의 받침돌까지 갖추었다. 머리 위의 구멍은 동불암이라는 누각의 기둥을 세웠던 곳이다.

#2. 고창 선운사 동불암지 마애여래좌상은 커다란 바위벽에 새긴 불상으로, 신체 높이가 약 15.7m, 무릎 너비는 약 8.5m이며 연꽃무늬를 새긴 받침돌에 앉아 있는 모습이다. 마애불의 양식으로 보면 고려시대의 것으로 추정되지만, 조성 시기는 신라 말기, 고려시대, 조선시대 등으로 의견이 다양하고 백제 위덕왕 때 검단선사가 새겼다는 전설도 있다.

보물 제1200호 '고창 선운사 동불암지 마애여래좌상' 문화재 안내판 내용이다. 1번은 기존 안내판으로 제목이 옛 지정 명칭인 '선운사 도솔암 마애불'이고, 2번은 신규 안내판이다.

두 번째 글은 '마애불'을 '바위벽에 새긴 불상'으로 풀어서 설명했고, 검단선사 일화 같은 흥미로운 이야기를 추가했다. 또 기존에 사용한 '비결록'이라는 단어는 '비밀스러운 기록'이라고 기재했다. 또 흥미를 끌기 위해 그림을 넣었다. 

 

▲ 새로워진 함안 성산산성 안내판 <사진=문화재청 제공>


문화재청은 선운사 마애불처럼 문화재 안내판을 이해하기 쉽고 재미있게 바꾼 사례 50여 건을 모아 다음 달 2일부터 국가문화유산포털 누리집(heritage.go.kr)을 통해 공개한다고 27일 밝혔다.

문화재 안내판 개선은 문재인 대통령이 작년 5월 국무회의에서 세벌대 기단, 굴도리집 같은 단어를 언급한 뒤 공공언어 순화를 지시하면서 본격화했다.

정부는 작년에 문화재 190건에 있는 안내판을 개선했고, 올해는 56억 원을 투입해 1천392건 안내판 2천500여 개를 교체 중이다. 내년부터 2022년까지는 해마다 28억 원을 사용해 700건씩 정비한다.

문화재청은 국민이 직접 참여하는 이해하기 쉬운 문안, 국민이 알고 싶은 정보 중심의 유용한 문안, 지역 고유 역사문화를 이야기로 반영한 흥미로운 문안을 개선 방향으로 정했다.

이어 국문과 영문 안내문안 작성 지침서 배포, 시민자문단 운영, 감수 체계 구축, 상시 점검과 주기적 교육 등을 진행했다.

 

▲ 태백장성이중교의 기존 안내판(위)과 신규 안내판. <사진=문화재청 제공>


이를 통해 개선한 문화재 안내판 중에는 사적 제67호인 함안 성산산성, 등록문화재 제111호 태백 장성이중교, 경기도 유형문화재 제125호 안양 삼막사 사적비도 있다.

성산산성 안내판은 기존에 "함안에서 진동으로 가는 도로변의 조남산(139.4m) 정상부를 둘러쌓은 퇴뫼식 산성"으로 시작했으나, 새로운 안내판은 첫 문장이 "성산산성은 함안 조남산(139.4m) 정상 부분에 있는 산성"이다. 테뫼식 산성이라는 전문 용어를 삭제하고, 문장을 간결하게 다듬었다.

또 신라와 전쟁에서 진 아라가야 장군 이야기가 전한다는 내용을 추가하고, 발굴 성과는 일반인 눈높이에 맞춰 축약했다. '여지도서'와 '함주지' 같은 어려운 단어는 각주를 사용해 설명을 달았다. 성산산성 도면을 삽입해 한눈에 구조를 이해하도록 한 점도 특징이다.

새로운 태백 장성이중교 안내판은 문화재 가치를 부각하고 사진을 넣었으며, 삼막사 사적비 안내판도 비석 구조를 보여주는 그림을 활용했다.

문화재청은 국가문화유산포털과는 별개로 연말까지 안내판 개선 사례 30여 건을 정리한 책자를 만든다. 책자는 안내문안 작성 방법보다는 사례를 소개하는 데 초점을 맞춰 제작할 방침이다.

정재숙 문화재청장은 "문화유산을 보러 온 부모와 아이, 외국인이 쉽게 고개를 끄덕이고 미소 지을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혜진 기자 reporter@next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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